[송진희의 주간프리즘 #6] 가족의 새로운 패러다임

오피니언 / 송진희 기자 / 2019-05-13 10: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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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리즘에서 다문화가정 아동, 청소년의 교육권을 다루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배타성이 이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 지 돌아보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외에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기념일들이 있다. 소위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 형태로 살아가는 '한부모 가족의 날'과 '입양의날'이다.

 

한부모 가족의날 5월10일은 입양의 날인 5월11일 하루 전으로, 원가정에서 양육하는 것이 입양보다 우선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한부모가족에 대한 차별 예방, 인식 개선과 함께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5월 10일 정식 ‘한부모가족의 날’로 정해졌다. 그런데 제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한부모가족이란 사별·이혼·유기 등의 사유로 혼자된 한부모와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미혼모, 청소년 한부모, 조손가정이 포함된다. 

최근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이혼율 증가, 졸혼(卒婚) 등으로 주위에서 한부모 가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017년말 기준 우리나라 한부모가족은 총 153만3166가구로 전체 2016만7922가구의 7.60%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 기념일이 될 정도로 한부모 가족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한 부모 혼자서 온전히 짊어져 할 할 짐들은 여전히 무겁다. 

또다른 편견과 선입견 속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가정이 바로 공개입양 가정이다. "친’자가 아직도 생부모에게 붙어있어요. 낳은 사람이 친권을 포기하는 서류에 사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양 부모에겐 ‘친’자가 안 붙어있어요. 친생부모라고 하거든요. 입양 부모에게 친부모라고 붙여주고, 불러줘야 한다고 봐요." 입양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이야기다. 

낳은 아이를 입양 보내야 하는 부모의 심정도 아프지만, 입양아와 이들을 키우는 부모가 들어야하는 편견 가득한 질문들이 이들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입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법원에서 허가받은 국내외 입양아동은 681명으로 전년보다 21.0%(182명) 줄었다. 

2008년 이전까지 3대7 수준이었던 국내입양과 국외입양 비율은 2009년부터 국내입양이 국외입양을 웃돌기 시작해 지난해에도 국내입양 아동이 378명(55.5%), 국외입양 아동이 303명(44.5%)으로 집계됐다.

아동이 입양되는 해외국가로는 미국이 62.0%(188명)로 가장 많았으며 스웨덴(9.2%), 캐나다(7.3%), 노르웨이(6.3%), 호주(4.6%) 등 순이었으며 독일에선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명이 입양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마이 파더'는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제임스 파커가 친생부모를 찾기 위해 주한미군에 지원하면서 시작된다.

화목한 가정에서 건장한 청년으로 자랐지만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찾고 싶은 마음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결국 주한미군에 자원해 고국을 찾은 제임스는 카투사 친구의 도움으로 입양 전 잠시 머물렀던 춘천의 한 보육원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자신의 한국 이름이 공은철이란 사실을 알게 된 그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친생부모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방송을 통해 친생부를 알고 있다는 한 신부님과 연락이 닿은 제임스.
그러나 그가 그토록 찾고 싶었던 가족, 유일한 핏줄인 아버지가 10년째 복역 중인 사형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두 사람은 첫 만남을 갖게 된다.

면회를 통해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연민의 감정이 싹트지만, 언제 사형이 집행될지 모르는 사형수와 제대 후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입양인 두 사람의 상황은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와 사회가 입양에 대해 따뜻한 시선과 마음을 보내준다면 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가지 않고 우리 사회에 안길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정부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가족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포용적인 사회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국민 개개인이 가족 형태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배타성 보다는 포용을 지향하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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