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 혁신위 구성 제안

정치 / 송진희 기자 / 2019-05-27 18: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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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사실상 거부의사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이 27일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는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는 구성할 생각이 없다”며 이들의 제안을 거부했다.

안철수계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6인(비례, 초선)은 이날 아침 회견을 열어 "손학규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로 지지율 답보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의 지도체제와 당 전략으로는 기득권 양당이 아무리 무능하고 민생을 외면해도 바른미래당은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음이 분명하게 확인됐다"면서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함에도 오히려 지도부 사퇴 문제를 놓고 '물러나라'는 주장과 '못 물러난다'는 주장이 맞물려 대립과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어느 한 쪽의 옳고 그름을 떠나 당을 아끼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그 해법으로 혁신위 구성을 제안했다. 

이들 의원 6명은 "지도부 사퇴 공방을 중지하고 '전권(全權) 혁신위원회'로 문제를 풀어가자"며 "혁신위 설치는 이미 손 대표가 제안했던 사안인 만큼, 지도부 각 구성원들이 조금의 양보와 애당심만 있다면 구성과 설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27일 오전 제99차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발언하는 김수민의원
이들은 "당 구성원 모두는 혁신위 결과를 조건 없이 수용하고, 최고위원회 등 당 지도부는 국회 정상화 등 국정 현안과 민생경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6개 요구안을 내고 "혁신위는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의제와 사안을 제한 없이 다룬다", "최고위는 혁신위 결정을 조건 없이 수용한다", "혁신위원장은 당초 손 대표가 제안한 대로 정병국 의원으로 한다"는 등 사항을 이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특히 이들의 회견은, 그간 당내 사안에 대해 전면에 나서지 않거나 부분적으로 이견을 보여온 안철수계가 한 목소리를 내며 뭉쳤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원외 인사인 김철근 전 대변인도 이날 의원들 기자회견 시간에 맞춰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손학규 체제는 이제 빨리 정리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최고위를 할 때마다 국민들에게 좋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최악"이라며 "혁신위는 당의 모든 문제를 논의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변인은 최근 독일에 가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고 온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안철수계가 혁신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 데 비해, 바른정당계(유승민계)는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지난주 후반 하태경 최고위원의 '나이 들면 정신 퇴락' 발언으로 역풍이 분 이후 일관된 자세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 참석했으나 "이번 주부터는 당 구성원 모두가 서로에 대한 비판 경쟁보다 '해법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며 "손 대표를 비롯해 모두가 속에 있는 화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 초심으로 돌아가 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단합될 수 있는 해법을 함께 추구하는 치열한 한 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장은 당의 비전을 실천하고 미래를 열어갈 인사, 당의 화합을 이끌 중립적 인사여야 한다”며 안철수계의 ‘정병국 혁신위’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의 요구사항인 지도부 즉각 퇴진과 혁신위 체제 제안도 일축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하겠다. 퇴진도, 2선 후퇴도 없다. 꼼수도 없다”며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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