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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 아니라 황 대표는 이후 참석한 불교 행사에서 합장과 반배 없이 무표정으로 일관해 여론을 들썩이게 하더니 낙동강 구미보 현장에는 이통장 연합회를 동원시키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같은 정치인들의 '민생대장정'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연어가 회귀하듯 지역구로 돌아오는데, 이때 필수적으로 거치는 '코스'가 정해져 있다. 그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통시장으로 향한다. 시장에 입성하면 왕의 시찰마냥 주변에 취재진들을 두르고 느릿하게 걷기 시작한다. 지나가며 상인들마다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것은 덤이다.
이 시찰의 화룡점정은 역시 시장 먹거리를 사 먹는 부분이다. 그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시장 분식집에서 어묵꼬치를 하나 빼어들어 한입 크게 베어문다. 이 때를 기점으로 카메라 플래쉬가 쉴새없이 터진다. 사진기사 제목은 '어묵 맛보는 000 의원' 으로 대동소이한 기사들이 쏟아진다.
물론 정치인들의 이런 식의 행보가 모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들이 시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그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이 왜 문제겠는가. 다만 이런 식의 연출된 방식에 과연 진정성이 존재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정치쇼가 어디 이 뿐이랴. 여론 조성을 위한 삭발식을 거행하며 결연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거나, 단식을 하겠다며 천막 안에서 힘없는 눈으로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실소부터 나온다. 이처럼 마음에도 없는 보여주기 식의 행보가 국민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면 정말 큰 오산이다.
세상은 무섭도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정치는 변화가 없다. 아직도 그들은 어묵꼬치를 손에 든 채 상인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민생을 외치고 표를 구걸한다. 실정법을 어겨가면서까지 보호 장비 없이 쓰레기차에 올라 포즈를 잡는다. 아직까지도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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