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칼럼] 알기 쉽게 전하는 2016년 3/4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 결과발표

칼럼 / 이성관 / 2016-10-25 10:40:00
  • 카카오톡 보내기
- 경제지표만 나열하는 기사는 싫다

경제기사를 살펴보면 읽으라는 것인지 집어던지라는 것인지 모를 때가 많다. 수치적 자료에 기반 하여 기사를 쓰다 보니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경제 전문가들조차 한국은행에서 내놓는 자료를 그대로 받아 해석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물며 경제용어를 잘 모르고 통계를 해석할 수 없는 대다수의 독자들은 기사내용을 보지 않거나 보고 오해한다. 그러나 경제기사를 보고 실제 이해해야 하는 사람이 경제 전문가들만이 아니고 모든 구독자 라고 생각한다면 자료를 아무런 설명 없이, 혹은 어려운 용어로 설명하는 것은 읽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써놓는 것과 같다. 그리고 사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경제현안을 신문에서 보도한 내용으로 해석할 이유가 없다. 각 기관에서 발표ㆍ분석한 원 자료를 바로 본다. 결국 경제기사를 읽는 사람들은 99% 경제 전문가가 아닐 것이란 결론에 이른다.


무릇 경제기사라 함은 어려운 경제용어와 해석이 불가한 지표와 도표들을 사용하여 엄밀하고 정확하게 써야한다는 신념이 있는 사람들은 여기서부터 읽지 않아도 좋겠다.


25일, 한국은행에서는 “2016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의 핵심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재화가 전 분기에 비해 0.7%, 2010년 기준으로 2.7% 늘어났다는 것이다. 늘어났다는 표현을 써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오해할 수 있으나 이것은 경기성장이 매우 둔화되고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 한국은행에서 분석한 경제성장률 분기별 추이를 보면 성장률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연초에 한국은행은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3.0%으로 예상한 바 있는데 이를 4월에 2.8%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올해 성장률 분석에 따르면 3분기 연속으로 0%대 성장을 했다. 분기별로 0.5, 0.8, 0.7%이다. 그냥 산술적으로 계산을 해보아도 전년 대비 GDP 성장률은 2%대 중반이 될 것이란 예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0%대 성장을 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 한국은행 제공 © 이성관

이명박 정부 후반인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낮아진 GDP 성장률은 2010년 3/4분기부터 거의 대부분 0%대 성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 지표가 문제가 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이 지표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쏟아 부은 –이른바 ‘한국형 양적완화’, ‘초이노믹스’ 등으로 불리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 이래 여러 가지 경기부양책을 쏟아냈고, 이제는 그 정책의 실효적인 효과가 드러나야 할 시기가 지났는데 경기는 0%대 성장에서 답보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돈을 풀만큼 풀었는데 그것이 실질GDP에 전혀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으며, 그 많은 돈이 경제 활성의 마중물이 되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GDP에는 지대, 즉 생산물이 아닌 부동산은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부동산에 그 많은 돈이 몰려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돈이 계측 어려운 곳으로 흘러들어갈 확률은 부동산을 통해서 라는 해석은 동의를 얻기 쉽다. 그러나 부동산이야 라고 확정할 수 없는 이유는 실체가 일일이 파헤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상적으로는 이해될 수 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경제 정책, 이른 바 ‘초이노믹스’ 이후 경기는 회복되지 않았지만 집값은 뛰었고, 가계부채는 1100조에서 현재 1500조 이상까지 상승했다. 이쯤 되면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짐작할 만하다.


이제부터 우리는 돈을 돈이라 부르지 말고 빚이라 부르게 되었다. 애초부터 ‘초이노믹스’의 실체는 가계 빚을 늘리는 것이었나 하는, 조금은 씁쓸한 의심도 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잘해보려다 그런 거겠지 하고 스스로를 위로를 해 주어야 한다. 왜냐면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고, 경제 수장들은 아무도 실패를 천명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아직 이민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 기업경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