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제신문 이성관 기자] 기습적인 사드배치가 있던 26일 새벽 2시에서 4시 30분까지 강대강의 대치가 벌어졌다.
사드배치를 막기 위해 군과 경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사드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움직임이 이상하다는 제보를 받고 사드배치가 예정된 성주 소성리마을 인근 도로를 차량으로 막고 대치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손쓸 틈도 없이 군과 경찰은 기습작전을 벌였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드반대시민대책위원회 김천조직팀장 박금규(남, 50)씨는 “길에 차량을 막아 놓고 앞쪽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반대편으로 차가 들어와 유리창을 깨고 차량을 견인했다”라고 군과 경찰이 막무가내 돌파를 벌였던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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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서 “물리적으로 길을 막을 동력이 없어져 종교인들의 도로점거 법회로 진입을 막으려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사드장비를 싣고 있는 차량이 마구 밀려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사드장비의 진입을 막지 못한 시민들은 경찰에게 항의했고, 한동안 대치가 이어졌다. 그러다 이날 오후 3시 경에 사드장비 반입이 완료된 후에야 대치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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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배치예정부지 입구 길목에 자리하고 있는 원불교재단 농성천막 |
어제로 47일째 사드배치예정부지 입구 길목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원불교 재단의 농성텐트에서는 성주투쟁위원회장 김성혜 교무를 중심으로 철야법회를 이어가고 있다.
김성혜 교무는 “여기서 3km 밖에 안 떨어져 있는 곳에 숙소가 있는데, 이번 일로 인해 길바닥에서 계속 농성에 나서고 있다”고 말하며 “사드는 고고도미사일이기 때문에 북측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수단이 아닌데, 미국이 우리나라를 이용해서 전쟁의 씨앗을 뿌리려고 한다”고 격분하며 말했다. 또한 “사드는 검증되지도 않은 무기인데, 우리나라에 레이더를 심어 중국을 감시하기 위해서 무리해서 들여 놓으려고 하고 있다. 소위 ‘알박기’를 하려고 하는 것인데, 알이 뿌리내리기 전에 뽑아 내야한다”고 말했다. 김교무는 이제 서울로 가서 농성을 해야 한다며 사드 관련 투쟁이 이제 시작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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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의 입구를 막아 외부차량의 진입을 막고 있는 경찰버스 |
대치상황 중에 도착하여 상황을 지켜본 문아무개(남, 51세)씨는 3명의 부상자가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충돌 과정에서 1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을 보았다”고 말하며 “이렇게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대선에 사드를 이슈화 하여 특정 후보에게 불리한 국면을 조장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박금규 팀장은 “대선 후보들 중 심상정 후보만 사드배치를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타후보들의 태도도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자신의 신분을 군관계자(중령)라고만 밝힌 한 남성은 “경찰이 5차례 경고방송을 했고, 그래도 비켜서지 않아서 2차적으로 물리적인 수단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절차상의 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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