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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슬라이드가 지난 2일과 3일 양일간 의사 131명을 대상으로 전공의 수련과정에 대한 설문를 실시, 그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오는 23일 ‘전공의 수련시간 80시간 적용’ 전면시행을 앞두고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전공의법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보는가"에 대해 매우 그렇다 9명, 조금 그렇다가 66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57.2%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답변을 하였다.
반면 조금 아니다가 32명, 매우 아니다가 24명으로 42.7%의 응답자는 부정적인 의견으로 답하였다. 닥터슬라이드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답한 의사에게 그 이유를 물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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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등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지켜지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과중한 업무량이 조절되지 않는데 어떻게 시간을 줄일 수 있겠느냐는 내용이였다.
그간의 관례가 이어진다는 의견과 수련병원에서 편법을 이용, 전공의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공식적인 당직표와 실제 당직표가 이중으로 존재해 단속만 피하자 식이라는 얘기도 다수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
시스템적으로 근로시간 초과 시 EMR 로그인이 안되게 하는 경우에는 타인의 아이디로 로그인하여 오더를 내리는 등 결과적으로 의사면허대여 등과 같은 기형적인 문제를 초래한다는 직접적인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전공의 특별법의 취지는 ‘전공의의 인권 보호'와 ‘환자의 안전’이다. 그간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살인적인 근무시간에 노출되어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필연적으로 환자의 안전에까지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근무시간에 졸은 경험이 있다는 의견이 인턴 89.3%, 레지던트 68.6%에게서 나왔다.
오는 23일부터는 전공의 주간 최대 근무시간이 80시간으로 적용된다. 이에 대해 수련병원들은 뾰족한 대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지원을 바라보며 고심하는 모습이다. 현장에 정원이 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력이 모자란 상황에서 전공의 특별법으로 전공의 부담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펠로우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들은 휴식일조차 평일에는 교수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주말에도 쭉 이어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이러한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과 지위 향상을 위한 정책을 심의하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23일부터 전공의들의 80시간 근무도 평가에 반영하며 수련 환경 부실병원에 대해서는 의료질향상지원금 삭감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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