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는 예술적 은유와 몽환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꿈을 뜻하는 레브(Rȇve)와 세계로 나아감을 뜻하는 몽드(monde)를 합쳐 만든 몬드레브(monde Rȇve) 라는 명칭도 그 특유의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명칭은 세계로 나아가는 꿈을 갖고 중소기업이 세계시장에 손을 뻗고 있는 여원태 대표의 의지가 담긴 명칭이기도 하다.
지난 6월 21일, 선릉에 위치한 몬드레브 본사 사무실을 찾아 여원태 대표를 만났다. 여원태 대표는 존슨&**, 로** 등 외국계 화장품 회사에서 20년 이상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면서 글로벌 화장품 회사를 꿈꿔왔고, 그 꿈을 실현하고자 설립한 회사가 몬드레브이다.
최근 한류 드라마의 열풍에 힘입어 화장품 업계에 중국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장의 경쟁자도 많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볼 수 있죠. 화장품 시장을 주름잡는 기존의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신생기업들의 입지쟁탈전이 예상되는데 몬드레브의 전략은 무엇인가요?
말씀대로 현재 중국시장을 노리고 만들어진 화장품회사가 엄청나게 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그 수가 8000여개에 달한다고 하는데 말이 8000이지 사실상 좋은 제품과 올바른 철학으로 화장품을 제조하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게 많은 화장품 회사를 창설할 수 있는 이유는 OEM(자동생산방식)이 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 개발, 혹은 연구 없이도 설비만 구축되어 있으면 생산이 가능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 누구나 돈을 가져다 주면 만들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시장에서 팔린다는 보장은 없죠. 그리고 소비재는 한번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재구매가 가능해야 하는데 제품의 차별화 없이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저는 분명한 차별화를 선택한 것이죠. 애초에 회사를 설계하면서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생각했습니다. 해외시장에서 품질로써 인정을 받은 다음 그 인지도를 통해서 국내시장을 두드려보자는 전략을 세운 것이죠. 국내에서는 화장품 대기업들의 입지가 워낙 강건하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틈이 없습니다. 그래서 해외시장을 선택한 것이죠.
지금까지 전략을 실행해 본 결과는 어떤가요?
네, 다행히도 소귀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연결고리가 생겨서 생산ㆍ납품을 하고 있고요. 홍콩에서도 주문이 들어와서 생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중국시장은 위생 허가 전이라 아직 정식 통관은 아니지만 중국지사와 박람회등을 통해 사용을 한 개인또는 바이어 들이 주문 문의가 오고 있고 입소문이 전해지면서 상품이 알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품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차별화된 화장품을 연구ㆍ개발하는 것에만 2년을 할애했습니다. 자신 있게 내놓을 제품이 있으니까 꿈을 꿀 수 있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화장품을 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피부에 직접 바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대한 고려 없이, 마치 의류를 걸치는 것처럼 여기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조심해야할 부분이죠. 그러나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위험성을 판단해서 허가를 내주는 기준 자체가 느슨합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유럽기준에 맞춰서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주력을 내놓는 상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저희 회사는 주로 클렌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것은 어떤 색을 바르느냐 하는 색조화장이 아니라 어떻게 지워내느냐 하는 클렌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피부가 상하는 것은 클렌징을 말끔하게 하지 못해서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밖에도 화학물질이 전혀 섞이지 않은 미스트를 개발했습니다. 대량 생산을 하는 화장품을 만드는데 화학제품을 쓰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스트라면 화학제품이 없이도 보습이 가능합니다. 앞으로는 미스트 타입의 스킨로션 대용품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화장품시장에서는 세 가지 트렌드를 무시하고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첫 번째는 네츄럴, 두 번째는 식물성 원료, 마지막으로는 오일프리가 있습니다. 자연유래 성분에 식물성 원료, 그리고 오일이 빠진 화장품이 앞으로의 트렌드가 될 것입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그 세 가지 트렌드를 모두 취합해서 제품을 생산하고자 합니다. 이번에 출시한 ‘몬드레브 엔젤 워시’와 ‘몬드레브 엔젤 솔루션’에는 그런 의미를 담아서 생산하였습니다.
회사 운영에 있어서 우려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해외 출장을 가서 시장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바라보면 분명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요. 한류라는 것에 기대어 너무 남용되는 면이 있는 것이죠. 한류열풍이라는 것이 호기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대로 남용되는 현상이 이어진다면 단명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어쨌든 좋은 제품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겠죠. 중국이나 베트남 시장의 고객들도 아주 까다로워 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이미지 장사만 하는 것이 얼마나 길게 갈지 의문이 들기도 하죠.
아토피에 좋은 물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쓰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네, 아토피에 좋은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일본에서 재일교포 피부과 의사가 아토피 치료를 위해서 화장품 형태로 만든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 피부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은 사실 태아의 피부를 감싸주는 양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그 양수의 성분을 이용해서 보습기능을 강화 한 것인데요. 아토피의 주원인이 바로 수분 부족입니다. 그 의사와 제가 공동 개발한 제품을 통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보습입니다. 그 의사가 만든 것은 초보적인 제품이었고, 제가 그것을 업그레이드 시킴으로써 기능성이 많이 향상된 제품이 된 것이죠.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보이시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요?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제품은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는 유럽에 검열을 통과한 제품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안전도가 높다고 하는 ‘그린’등급을 받았습니다. 품질관리도 저 스스로 직접 하기 때문에 아주 까다롭게 하나하나 선정합니다. 마인드가 깨끗하고 정직한 업체와 손을 잡고 일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직접 시찰하고 제가 가진 기준에서 벗어난 제품은 절대 생산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비전과 경영철학을 말씀해 주신다면?
지금까지 화장품은 마케팅으로 팔았습니다. 좋은 이미지, 예쁜 포장, 연예인의 홍보 등으로 마케팅을 했죠. 화장품이라는 것이 사실 케미칼(화학제품)이잖아요. 그런데 그걸 피부에 바르면서 트러블이 없길 바라는 것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좋은 재료로 화학성분 없이 화장품을 만드는 것이 저의 철학이고, 회사의 방향성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판매하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마저 까다롭게 합니다. 단순히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만 일하는 업체에는 제품을 보내지도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 제품의 마케팅은 품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화장품을 패션으로 아는 것이 위험하다고 표현하는 여원태 대표의 말은 너무나 당연해서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을 일깨워 준다. 직접 피부에 바를 뿐만 아니라 빠르게 흡수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화장품이 기본적으로 화학물질이며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화장품을 먹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쉽게 화장품을 고르고 또 아무런 걱정 없이 피부에 바르는 것은 아닐까? 인터뷰 내내 보여 준 여원태 대표의 깐깐한 신념이 앞으로도 이어지고, 좋은 사례로 남아 다른 화장품 기업에도 귀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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