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人사이트 #5]  우리가 기억하는 '바보' 노무현

칼럼 / 송진희 기자 / 2019-05-22 15: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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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호감도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제16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서거 10주기를 맞는 23일, 올해도 여전히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노란 물결이 봉하마을을 뒤덮으리라 예상된다. 

 


이번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조시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해 추도사를 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노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에 한-미 정상회담 포함 10차례 만났고, 한미FTA 타결,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등도 함께 추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 2010년 저술한 ‘결정의 순간’(원제: Decision points - 한국판 번역 2011년 3월)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두고 “2009년 그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하고 깊은 슬픔에 빠졌음을 밝히고 싶다”고 써 두 정상 간에 인간적인 정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문 대통령을 예방한 후 오후에 있을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손수 그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부시 전 대통령이 기억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떤 사람일까? 

우리 국민은 그를 '바보' 노무현으로 기억한다.

2017년 서거 8주기를 기념하여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 에서는 그의 정치인으로서의 삶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고뇌와 따뜻한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는 ‘만년 꼴찌 후보’였다. 92년 총선, 95년 부산시장선거, 96년 총선, 2000년 총선에서 번번이 낙선한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안 된다고 했던 성공가능성 0%의 도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대선에 도전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지역주의 타파와 동서화합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짊어지고 무모한 뚝심 하나로 걸어온 길이다.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던 수많은 사람들은 안정적인 길이 아닌 험난한 길을 걷는 그를 ‘바보’라고 부르며 많은 응원글을 보냈다.  2000년 총선은 노무현 후보에게 실패를 안겨줬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바보’ 같은 모습으로 인해 사람들은 ‘왜 그가 자꾸 떨어지면서도 꼭 부산에 출마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진심을 알게 되었다.

영화에는 인간 노무현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 곁을 지켜온 많은 이들이 그를 회상하며 웃고 울었다. 노무현을 전담했던 중앙정보부 요원, 운전기사, 한겨레신문 기자, 청와대 인사,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추억하는 노무현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다.

1982년 노무현 변호사 시절부터 운전사로 일했던 노수현씨는 결혼식 날 자신과 아내를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차를 몰아 경주까지 데려다줬던 일화를 소개했고, 변호사 시절부터 노무현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던 중앙정보부 요원 이화춘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잡아가라”라고 얘기했던 일화를 이야기을 들려준다.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감독은 총 72명의 인터뷰이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4가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1. 당신에게 노무현은 어떤 사람이었나?
2. 그의 무엇이 당신을 움직였나?
3. 당신은 왜 그를 잊을 수 없는가?
4. 당신은 그를 만나고 어떻게 변했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든든한 친구였던, 제 19대 문재인 대통령은 늘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 백번도 더 읽었을 그 유서를, 영화 속에서는 담담히 읽어내려간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그를 아주 외롭게 두었다. 이게 유서를 볼 때마다 느끼는 아픔이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것은 각자의 삶과 기억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린 손주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손이 시릴까 휴지를 감싸주는 마음 따뜻한 동네 할아버지... 그 스틸 컷 한장이 마음 한켠에서 여운으로 울리고 있다.

이번 주말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이 영화를 감상하며 감독이 관객에게 던진 질문에 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또한 뉴스타파에서 입수하여 최초 공개 된 노 전 대통령의 친필 메모를 보며 그의 고뇌를 헤아려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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