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일 잘하는 누나'가 아니라 '밥 사주는 누나'를 택한 민주당"

정치 / 송진희 기자 / 2019-07-02 19: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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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심상정 의원, 이정미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 추혜선 의원
'심블리'로 불리는 진보진영의 대모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 늘 억울하게 해고된 누군가의 대변인이었던 심 의원이 지난 달 28일,자신의 해고 시실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장인 국회 정론관에 섰다. 6월 28일은 교섭단체 3당의 전격 합의로 국회 정상화의 문을 연 날이었다.

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중에 "여야 3당의 합의는 자유한국당의 집요한 떼쓰기가 관철된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지금까지 추진해 온 선거제도 개혁이 표류하지 않을까 후퇴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계십니다"라고 밝혔다. 

선거제와 공수처법 등 패스스트랙 법안을 다룰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원회(이하 사개특위) 활동기간이 두 달 연장됐지만, 두 특위 위원장을 민주당과 한국당이 맡기로 하면서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 의원 교체가 확정된 상황이다. 

정의당은 민주당에 유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한국당으로부터 숱하게 '민주당 2중대'란 공격을 들으면서까지 선거제뿐 아니라 민생개혁법안, 추경안 처리촉구 등에 동조해 왔는데 여야 합의 순간에는 배제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개혁법안에 목소리를 함께 했던 민주당과 정의당인데,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 문제로 자칫 범진보 진영에 균열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합의를 앞두고 심상정 의원도 정개특위 위원장으로서 특위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선거제 법안을 의결하겠다며, 민주당의 협상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도 결국 돌아온 것은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 그것도 '일방적 교체'였다는게 정의당의 하소연이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오늘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일 잘하는 누나'가 아니라 '밥 사주는 누나'를 택했다"며 "우리당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한국당의 국회 복귀 조건으로 희생됐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또 사전에 교감했다는 취지의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사실무근의 발언을 버젓이 했단 사실에 또다시 매우 놀랐고 유감"이라며 "도대체 누구와 사전교감을 했는지 당장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정의당과의 갈등을 풀 첫 번째 관문은 조만간 열릴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중 어느 곳 위원장을 가져올지 결정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의당의 강경 발언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아 여야 4당 선거제 개혁을 완수하라는 주문일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합의문을 보면 본회의에서 법안을 의결할 때 바른미래·민주평화·정의당의 숙원인 선거제 개혁법안을 먼저 의결한 뒤, 민주당이 원하는 공수처법 등 사법개혁 법안을 의결하게 되어 있다. 야 3당과 선거제 개혁 공조를 유지해야, 민주당이 애초에 바라는 사법개혁도 완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심상정 의원은 선거제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내년 총선에서 무리 없이 적용하려면 올 연말까지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연말까지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려면 특위와 법사위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야 하고, 이때 위원장이 힘을 발휘해야 합의가 안 되더라도 찬성하는 여야 4당 끼리 의결을 진행해 다음 단계로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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