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유전체 분석기업 최대주주 지위 확보

산업일반 / 최진우 기자 / 2026-06-10 17: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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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Element Biosciences)에 1억7,5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중심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넘어 AI·디지털 헬스·정밀의료를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10일 엘리먼트의 시리즈 E 투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4년 시리즈 D 투자에 이어 추가 자금을 투입하며 지분율을 확대했다. 다만 경영권 변동 없이 전략적 투자자(SI) 역할을 유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단순한 바이오 벤처 투자보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헬스케어 사업 확장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디지털 헬스와 정밀의료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의료산업은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AI 기술 발전까지 더해지면서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미래 의료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DNA 분석에서 멀티오믹스로… 차세대 의료기술 경쟁 본격화

 

2017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엘리먼트는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시퀀싱 기술 분야의 신흥 강자로 평가받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자사 기술은 99.99% 수준의 분석 정확도를 구현하면서도 비용 부담을 낮춘 것이 강점이다.

 

삼성전자가 주목한 부분은 단순 DNA 분석을 넘어선 ‘멀티오믹스(Multiomics)’ 기술이다. 멀티오믹스는 DNA뿐 아니라 RNA, 단백질, 세포 변화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기술로, 질병 원인 규명과 신약 개발 분야에서 차세대 핵심 플랫폼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DNA와 RNA, 단백질을 각각 별도 장비로 분석해야 했지만, 엘리먼트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를 통합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암 진단과 희귀질환 분석, 맞춤형 치료제 개발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서는 유전체 분석 시장을 주도해온 Illumina 외에도 Pacific Biosciences, Oxford Nanopore Technologies 등이 차세대 시퀀싱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AI 기업들까지 의료 데이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 AI·웨어러블과 결합… ‘헬스 생태계’ 구축 노린다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의 디지털 헬스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을 통해 심박수, 수면, 운동, 혈압 등 개인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여기에 유전체 분석 정보가 결합되면 단순 건강관리 서비스를 넘어 개인 맞춤형 질병 예측과 예방 플랫폼 구축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전자가 AI 기술과 웨어러블 기기, 의료기기 사업을 연계해 종합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헬스케어 시장을 차세대 격전지로 삼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Apple은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한 웨어러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Google 역시 AI 기반 의료 데이터 분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이후 성장동력 확보"… 바이오 투자 확대 전망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가 삼성전자의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신호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중심의 성장 전략만으로는 미래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AI와 바이오, 디지털 헬스 분야 투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유전체 분석 시장은 데이터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대표적인 AI 활용 산업으로 꼽힌다. 향후 의료 데이터와 생성형 AI가 결합될 경우 진단, 신약개발, 예방의료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단순히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미래 의료 데이터 생태계 진입권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웨어러블과 AI, 바이오 기술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사업적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는 반도체·모바일 중심 기업을 넘어 정밀의료와 디지털 헬스 시장까지 아우르는 미래 성장 기반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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